경단녀의 재취업 성공기 청소년지도사2급 필기면제로 3개월 만에 자격 취득

40대 중반, 전업주부로 살아온 세월이 어느덧 10년을 넘어섰다. 가정에 헌신하며 보낸 시간은 소중했지만,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일상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손이 덜 가는 만큼 개인 시간이 늘어났고, 그 여유 속에서 나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생겼다.

어느 날 동네에서 청소년 대상 특기적성 프로그램이 개설되었고, 아이와 함께 참여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만난 지도 선생님들은 나와 비슷한 연령대의 엄마들이었다. 자녀 양육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을 전문적으로 지도하는 그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프로그램을 지켜보며 문득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며 쌓은 실전 경험이 있지 않은가. 육아 과정에서 배운 것들, 아이들과 소통하는 방법, 그들의 성장을 지켜본 통찰력. 이 모든 것이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데 활용될 수 있을 것 같았다.

조심스럽게 한 선생님께 다가가 여쭤보았다. 그분 역시 나와 비슷한 계기로 이 길에 들어섰다고 했다. 경력단절 여성이 재취업하기 좋은 분야이며, 무엇보다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보람이 크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순간 확신이 들었다. 나도 도전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전문직이기에 아무나 취득할 수 있는 자격증은 아니었다. 1급부터 3급까지 등급이 나뉘어 있으며, 각 단계마다 충족해야 할 조건이 달랐다. 가장 낮은 3급은 전문대 수준의 학력과 관련 7과목 이수가 필요했지만, 곧 폐지 예정이라 실효성이 없었다.

4년제 대학 졸업자인 나의 경우, 비록 비전공자이지만 청소년 관련 8과목만 이수하면 청소년지도사2급 필기시험 면제를 받을 수 있었다. 대졸 학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향후 취업에도 유리한 2급을 목표로 삼았다. 추후 3년 이상의 실무 경력을 쌓으면 1급까지 승급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문제는 시간이었다. 원서 접수가 연 1회밖에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긴박감이 밀려왔다. 다가오는 면접 시즌을 놓치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전업주부로서 현실적으로 대학에 다시 입학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가정 일과 육아를 병행하며 캠퍼스를 다니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효율적인 방법을 찾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던 중, 온라인 기반의 평생교육 시스템을 발견했다. 학습 멘토와 상담을 통해 맞춤형 커리큘럼을 설계받았고, 단기간에 필기면제 자격을 갖출 수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이제 남은 것은 실행뿐이었다.

학점은행제는 국가가 운영하는 평생교육 학위 취득 시스템이다. 오프라인 통학이 어려운 성인 학습자를 위해 설계되었으며, 별도의 입학시험 없이 고등학교 졸업 이상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정규 대학과 동등한 학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 자격증 응시나 취업 시에도 전혀 불이익이 없다.

가장 큰 장점은 개인 상황에 맞춘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는 점이었다. 전담 멘토가 학력 조건, 목표 자격증, 가용 시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최적의 로드맵을 제시했다. 나의 경우 4년제 학위 보유자이기 때문에, 필기면제에 필요한 청소년 관련 8과목만 집중적으로 이수하면 되었다.

소요 기간은 학력 수준에 따라 다르지만, 대졸자의 경우 15주 과정인 단 한 학기면 충분했다. 3개월 만에 필수 과정을 마치고 다가오는 면접을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만약 혼자 알아보며 시간을 낭비했다면 연 1회 기회를 놓쳤을 것이다.

멘토의 체계적인 관리는 학습 효율을 극대화했다. 어떤 과목을 언제 수강해야 하는지, 학점 인정 신청은 어떻게 진행하는지, 모든 행정 절차를 단계별로 안내받았다. 혼자서는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과정이 명확한 가이드 덕분에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필기면제에 필요한 8과목을 중심으로 학습 계획을 수립했다. 가장 큰 장점은 100% 인터넷 기반 수업이라는 점이었다. PC는 물론 모바일로도 수강할 수 있어, 집안일 사이사이 시간을 활용할 수 있었다. 출석 개념은 존재했지만, 녹화된 강의가 매주 업로드되고 2주라는 넉넉한 시청 기간이 주어졌다.

중간고사, 기말고사, 과제가 있었지만 주부와 직장인을 고려한 커리큘럼이라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았다. 오히려 실전 면접 준비에도 도움이 되었다. 강의를 통해 청소년 심리, 상담 이론, 프로그램 기획 등 실무에 필요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습득할 수 있었고, 교수님들의 실제 사례가 면접 답변에 큰 자산이 되었다.

멘토가 제공하는 학습 노하우와 자료를 적극 활용했다. 과제 작성 팁, 시험 예상 문제, 핵심 개념 요약본 등이 큰 도움이 되었다. 비전공자였지만 이러한 자료 덕분에 고득점을 받을 수 있었고, 학습에 대한 자신감도 점차 높아졌다.

15주라는 짧은 기간이었지만, 매주 꾸준히 진도를 나가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과목까지 완료했다. 가정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체력적으로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재취업이라는 명확한 목표가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들었다.

온라인 과정을 모두 마친 후에는 행정 절차를 진행해야 했다. 학습자 등록을 통해 청소년학 전공으로 그동안 이수한 과목들에 대한 학점 인정 신청을 해야 하는데, 이것이 아무 때나 가능한 것은 아니었다. 매년 분기별로 1월, 4월, 7월, 10월에만 신청이 가능하기 때문에 일정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다행히 멘토가 모든 절차를 세심하게 관리해주어 내가 따로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 신청 시기가 되면 미리 알려주고, 필요한 서류와 작성 방법까지 안내받았다. 학점 인정이 완료되자 곧바로 필기면제 신청을 진행했고, 대망의 면접 일정을 통보받았다.

면접은 여러 명이 함께 참여하는 집단 형태로 진행되었다. 솔직히 긴장되었지만, 청소년을 직접 키워온 엄마로서의 경험을 믿기로 했다. 아이가 성장하며 겪었던 다양한 상황들, 갈등을 해결하고 소통했던 방법들이 모두 실전 경험이었다.

멘토의 도움으로 미리 예상 질문을 준비했고, 강의에서 배운 이론과 나의 경험을 연결해 답변을 구성했다. 차분하고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었고, 면접관들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달 내로 결과가 발표되었는데, 다행히 단번에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 순간의 기쁨은 지금도 생생하다.

합격 후 연수 과정까지 무사히 마치며 정식 자격을 갖추게 되었다. 멘토와 향후 진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니, 생각보다 활용처가 다양했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을 비롯해 지역사회 복지기관, 문화의집, 청소년센터 등 여러 곳에서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최근 청소년 관련 이슈가 사회적으로 주목받으며 복지 프로그램이 강화되는 추세였다. 그만큼 전문 지도사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었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취업 준비를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지역 청소년센터에서 멘토링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다.

현재는 청소년 멘토로 활동하며 보람찬 일상을 보내고 있다. 아이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성장을 돕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큰 만족감을 준다. 10년간의 경력단절 끝에 다시 사회로 복귀했다는 자신감도 생겼다.

돌이켜보면 학습 멘토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혼자였다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을 것이다.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체계적인 가이드를 따라가면 생각보다 쉽게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 연 1회밖에 없는 기회를 3개월 만에 준비해 잡을 수 있었던 것도 전략적인 접근 덕분이었다. 경력단절 여성이라도 충분히 가능하다. 나의 경험이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에게 용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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